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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물 발자국, 소비가 바꾼다

패션의 물 발자국, 소비가 바꾼다

섬유·가죽 산업의 물 발자국 줄이기 – 친환경 소비의 새로운 기준은 ‘관리력’

지속 가능한 소비는 이제 단순히 제품을 '덜' 사용하는 것을 넘어, 제품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들여다보는 깊은 인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난 10월, 글로벌 워터 인텔리전스(GWI) 산하 Corporate Water Leaders(CWL)가 ZDHC재단과 체결한 전략적 협력은 바로 이러한 인식의 전환을 뒷받침한다. '물관리(Water Stewardship)'를 섬유와 가죽 산업의 핵심 요소로 삼겠다는 이번 MOU는 소비자가 생각하지 못한 공급망의 이면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입는 옷 한 벌이 얼마나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지, 그 물이 어떻게 처리되고 사회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묻는 것이다.

지속 가능성의 척도가 달라지는 중

패션과 신발 산업은 매년 막대한 양의 물을 사용하고 폐수로 방출한다. 특히 가죽 가공이나 염색 과정은 물에 큰 부담을 주는 대표적인 공정이다.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번 협약은 브랜드와 공급망 전체가 조율된 워터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정량적인 데이터 기반의 물 사용 보고 체계를 갖추는 데 주력한다. 이는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선언이 아니라, 그 과정까지도 윤리적이고 과학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약속이다.

소비자 행동을 바꾸는 '비가시적 가치'

이제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소비자의 시선’이다. “내가 입는 이 옷이 어떤 물 자원을 사용했고, 그 처리 과정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은 몇 년 전만 해도 생소했지만, MZ세대를 중심으로 환경 감수성이 확산되며 오히려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 유명 플랫폼에서 착한 소비, 에코 인증 키워드 기반의 상품 검색량은 2024년 들어 전년 대비 약 28% 증가했다는 통계도 있다. 이는 '제품의 기능'보다 '생산의 과정에 대한 신뢰’가 새로운 구매 결정 기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념이 아닌 실용으로 움직이는 기업들

CWL과 ZDHC의 협력은 단순한 환경운동이 아니다. 세계적 패션 브랜드 8곳이 참여한 ‘섬유·가죽 태스크포스’에서는 기술 공유, 정책 협업, 현장 적용 가이드 개발 등 산업 차원의 실행 중심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이들은 단절된 공장 단위의 물 절약을 넘어, 공급망 전체의 물 회복력을 높이고자 한다. 하나의 브랜드가 아닌 산업 전체를 움직이는 모델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더 나은 소비를 위한 체크리스트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변화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제품을 구매할 때 물 사용량과 환경 무해성 정보를 표시한 ‘환경 라벨’을 살펴보는 습관. 원단보다도 오염 유발 공정인 염색과 가공을 고려한 브랜드 선택. 이러한 작은 실천이 모여 업계 전체에 실제적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바꿔야 할 생활 습관은 무엇일까요? 단지 저렴하고 예쁜 옷을 사는 소비가 아닌, 그 안에 담긴 가치까지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정리하자면,

  • 기업은 점점 '생산 과정의 지속 가능성'을 경쟁력으로 본다.
  • 물 관리 기준이 산업 전체로 확대되며 소비자 가치를 새롭게 정의한다.
  • 우리는 ‘보이지 않는’ 물 이야기까지 귀 기울이며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이제 패션과 생활용품을 고를 때, 스타일과 가격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을 위한 물 한 방울의 여정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더 지속 가능한 삶으로 이동할 수 있다.